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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 한지 한 달여가 되어 가는 벼 2010. 6. 25.
매실 수확 큰 통에 설탕과 매실을 일대일 비율로 넣어 담근다 2010. 6. 25.
20100624 타들어 간다 아침에 정말 잠깐 일을 한 뒤 하루 종일 쉬었다. 오늘도 맑은 날씨다. 동네 어르신들은 비가 오지 않아 작물이 타들어간다고 한숨을 쉬신다. 마음도 타들어 간다. 주말에 비가 온다는데 이들 모두를 적셔주었으면 좋겠다. 나에게는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모두가 행복하기란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고통스러울 필요는 없다. 사진//마늘과 양파를 다 수확한 뒤 콩을 심기 위해 밭을 장만하고 있다. - - - - - - - - - - Cold Blood - MOT 널 처음 봤던 그 날 밤과 설렌 맘과 손톱 모양 작은 달 셀 수 없던 많은 별 아래 너와 말 없이 걷던 어느 길과 그 길에 닿은 모든 사소한 우연과 기억 널 기다렸던 나의 맘과 많은 밤과 서툴었던 고백과 놀란 너의 눈빛과 내게 왜 이제야 그.. 2010. 6. 24.
20100623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며칠 전 옛 물건들과 서류들을 정리하다 일기장과 편지뭉치를 발견했다. 그 중 편지를 보자면 받은 것들도 있지만, 특히 내가 썼던 편지들의 사본은 일전에 찾던 것이라 꽤나 감격이었다. 게다가 자리에 앉아 읽으며 몇몇 문장에서 깜짝깜짝 놀랐다. 4년 전 쯤의 나는 지금 보다 훨씬 맑은 정신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순수했다. 지금의 나는 그 때의 내가 부럽기까지하다. 사실 얼마 전 부터 주변의 지인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고민해도 그 때 만 못하다. 지금 쓰고있는 한 편지는, 거진 일주일째 쓰고 있지만 무엇 하나 명확한 것이 없다. 또 한 번 부치지 못한 편지가 혹은 미완의 편지가 될 수도 있을듯 하다.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부유하는 내 자신이 문제다. 오늘 문득.. 2010. 6. 23.
20100622 피곤한 하루 하루 종일 양파와 마늘을 수확했다. 피곤이 몰려온다.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아직도 풀리지 않는다. 그것이 힘들다. 불을 끄고 책상에 홀로 앉아 있는데 여전히, 개구리 운다. 미래가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 말을 아끼게 되는 날이다. - - - - - - - - - - "원래 예술이란 반이 사기입니다. 속이고 속는 거지요. 사기 중의 고등 사기입니다. 대중을 얼떨떨하게 만드는 것이 예술입니다.” - 백남준 2010. 6. 22.
20100621 늦은 오후의 대화 자전거를 밟아 들판 한가운데 있는 작은 정자로 갔다. 하늘은 푸르렀고 바람은 맑았다. 돌아올 때 쯤엔 이미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있었다. 따스한 빛이다. 그리고 따스한 마음이다. 하지만. 오늘의 우문현답愚問賢答 나 : 사랑이 뭐야? ㅂ : 잘 알지 못해도 할 수 있는 것. * 이 대답을 나에게 해 준 뒤 ㅂ은 다시, 잘 알지도 못해'도' 할 수 있는 것과 잘 알지 못해'서' 할 수 있는 것을 놓고 고민했다. - - - - - - - - - - Shelby Lynne - Wall In Your Heart I feel your pain I feel the rain What happened to you I can't get to you Cause there's a wall In your heart That n.. 2010. 6. 21.
20100621 텃밭의 채소들 오이 가지 브로콜리 토마토 파프리카 2010. 6. 21.
20100620 싱그러운 초록 속 나른한 하루 시골에 내려온지 둘째날. 창고화 될 뻔 했던, 중학교때까지 쓰던 내 방을 깨끗이 치우고 작은 책상을 가져다 놓았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으니 창밖에서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과 녹음의 풍경이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하루종일 농삿일을 도왔다. 오전 일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며 가볍게 맥주 한 잔. 그리고 다시 오후 내내 일을 했다. 일이 끝나고 샤워한뒤 현재 위의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나른하지만 좋은 기분. 저녁을 먹고 돌아왔다. 컴컴한 창문 밖으로 다시 개구리 운다. 좋다. 누님이 낮에 따 오신 오디와 산딸기를 맛본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다. 2010. 6. 20.
20100619 별이 진다네 서울에서 시작한 여행은 대전과 대구를 거쳐 결국 시골집에서 마무리 되었다. 이틀만에 급박하게 바뀌는 풍경은 나에게 사소한 우울을 불러 온다. 대전역에서의 밤 공기에도 대구의 대낮 뜨거운 공기에도 슬며시 그 사소함이 고개를 내민다. 시골집으로 온 첫날밤.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피곤함이 몰려든다. 일찍 잠자리에 들려다 맥주를 한 잔 마셨다. 창문을 열자 개구리 소리가 온 방안을 가득 메운다. 비가 오고 있었다. 시간은 자정즈음. 시골에서는 한밤중이다. 모두가 잠든 시각. 홀로 밖으로 나가 들었던 소리를 소박하게 담아 본다. 개구리 운다. 모두들 그러하다. 사진 // 대전역 플랫폼 - - - - - - - - - - - 별이 진다네 - 여행스케치 어제는 별이 졌다네 나의 가슴이 무너졌네 별은 그저 별일 뿐이야.. 2010.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