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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일상

20100905

by 막둥씨 2010. 9. 5.

밖을 좀 걸으려니 비가 억수로 쏟아진다. 번개까지 치며. 덕분에 긴우산을 하나 샀다.

지하철의 승차감이 좋지 아니하다. 술취한 47살의 아저씨는 옆의 외국인 남자에게 자꾸 말을 건다. 본인은 건설업에 종사하며 아내가 러시아분인데 자기는 한국여자가 싫단다. 한국여자는 sex가 어떻다느니 pig라느니 하는 말들을 큰 목소리로 떠들어댔다. 외국인 남자는 중간중간 자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여튼 술에 취해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며 결국 이 아저씨는 외국인 남자의 전화번호까지 따 간다. 술한잔 하고 싶으면 형님에게 연락하라는 말과 함께. 뭔가 우스우면서도 슬픈 장면이다.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고 있지만 인식은 많이 뒤늦다. 뭐 나조차도.

앙리 베르그송은 그의 저작 <웃음>에서 인간이 일상적인 사고에서 한계를 느낄때 웃는다고 했다. 날카로운 분석이다.

비가와서인지 조금 시원해 졌다. 가을은 오고 있는 것인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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